[한겨레]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어릴 때부터 친구 집에 놀러가면 책장부터 둘러보곤 했다. 옷장이나 이불장을 열어볼 수는 없으니 책장밖에 볼 것이 없기도 했지만, 물려받은 낡은 전집류가 잔뜩 꽂힌 내 책장과 달리, 빛깔 선명하고도 알록달록한 표지에 뽀송뽀송한 종이와 잉크 냄새 나는 책들이 가지런히 꽂힌 책장은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었다.

10대 때도 책장을 기웃거리는 버릇은 바뀌지 않았지만 관심사는 바뀌었다. 세계문학선집처럼 ‘촌티’나는 전집물은 어린이의 상징, 박범신과 최인호, 이문열 등 초딩은 모르는 작가 이름과 <풀잎처럼 눕다>나 <내 마음의 풍차>, <젊은 날의 초상>처럼 사춘기의 감성을 적시는 아련한 제목들은 어른의 상징이었다. 이런 단행본 소설들로 가득한 책장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었다. 때로는 아버지가 보는 두툼한 시사잡지를 열심히 내 책꽂이에 옮겨다 꽂아 놓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읽지 않지만 왠지 있어 보이는 책으로 지적 허영심을 때우는 건전한 습관은 이때부터 길들기 시작해 도무지 서문 끝까지도 독파가 요원한 푸코와 알튀세르와 <이론>지 따위로 책장을 채우던 대학시절 정점에 이르렀다. 저서 한 줄 안 읽었어도 들뢰즈를 만나면 선뜻 악수라도 요청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친근감을 불러 넣어준 <키노>를 책장에 차곡차곡 채워 넣는 것도 큰 재미였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집들이 등으로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가면 어김없이 책장이나 서재를 살핀다. 어린 시절처럼 서재를 통해 유치한 과시를 하는 사람은 이제 드라마 속 사장님밖에 없지만 서재는 주인의 성격과 취향, 그리고 욕망까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도구다. 책들의 제목이 서재 주인의 관심사를 보여줄 뿐 아니라 책장에 살뜰하게 꽂혀 있는 누렇게 바랜 책들은 애착이 강한 주인의 성격을 귀띔해주며, 책들 앞에 놓인 레닌의 미니 조각상이나 김수영, 제임스 조이스 등의 작은 사진 액자는 무심한 듯 슬쩍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자 하는 집주인의 바람을 느끼게 해준다.

서재는 오랜 시절 바뀌어온 주인의 관심사와 취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책이다. 누구가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며 내 서재를 꾸미는 것은 나에게, 그리고 혹시나 이 서재를 보게 될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건네는 한 방법이다. 특히나 서재라는 말이 딱딱하고 근엄한 오크 책장의 프레임을 벗어나면서 이제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더 즐겁게 자신의 이야기책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당신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책은 어떤 것인가? 탐서가들의 서재 이야기를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나의 서재 이야기

누가 어떤 책을 주로 읽는가, 서재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가는 그 사람의 성격과 관심사를 알아볼 수 있는 꽤나 정확한 잣대다. 관심사와 하는 일은 다르지만 모두 책 표지의 빳빳한 질감과 넘길 때의 소리, 멀리서 배를 타고 온 종이의 은근한 나무 향까지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세 사람, 특히나 이 사람은 무슨 책을 읽을까 궁금한 세 사람, 시골 의사 박경철씨와 소설가 정이현씨, 영화평론가 이동진씨의 서재를 훔쳐봤다.

‘시골의사’ 박경철씨

1만1천권의 ‘탐욕과 오르가슴’

한학에서 요리학까지 안방 채운 장서… 아이들에게 감성의 컬렉션 물려주고파


‘시골 의사’ 박경철(43)씨의 책 읽는 습관을 식사에 비유하면 대식가다. 일·월·화요일에는 안동 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하고, 나머지는 서울과 전국을 돌며 강연에, 방송에, 집필까지 하는 요즘도 일주일에 책 서너 권을 읽는다. 가능할까? “아마 진료실에 있었으면 오히려 더 못 읽었을 거예요. 오며 가며 틈새 시간이 많은데다 술도 안 하고 골프도 안 하니까 시간이 보통 제 또래 직장인들보다 훨씬 많죠. 또 책들을 모두 정독하는 건 아니거든요. 어떤 책들은 한두 줄 건지려고 읽으니까 금방 훑고 덮기도 하죠.” 어릴 때부터 워낙 책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2년 전부터는 한국방송 <티브이, 책을 말하다>의 자문위원을 하기 때문에 새로 나온 책들을 안 읽으려야 안 읽을 수가 없다고 한다.


박씨는 두 가지 사건 덕분에 책에 빠져들게 됐다. 한 번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 집에 놀러가서 본 서재였다. “말로만 듣던 서재가 거기 있더라구요. 아버지 방엔 오크나무 같은 고급스러운 벽장에 가죽 장정 책이 가득했고, 친구 방에도 한쪽 벽이 천장까지 책인 거예요. 그때까지 저는 아버지 책꽂이에 몇 권 있던 전집류나 오래된 소설을 뒤져 보는 게 전부였는데. 어린 마음에 자존심이 상했죠. 그 다음부터 보상심리로 책탐이 생긴 것 같아요.”

대하소설 <대망>으로 시작해 세계문학전집까지 중학교 도서관 장서들을 완파한 그에게 또 하나의 사건은 고2때 왔다. “겉멋 든 고등학생 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거 보면 가슴에 팍팍 꽂히잖아요.(웃음) 고2때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플라타너스 잎이 햇빛에 반짝거리는 걸 보면서 내가 이 시간에 독일어나 공부하는 게 말이 되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책상을 빼서 옥상에 올라가 이 책을 보고 있었죠. 갑자기 뒤통수가 번쩍 하는데, 선생님한테 딱 걸린 거죠. 그때 회초리로 맞으면서 그렇게 억울하고 섭섭했어요. 그때 이후로 니체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서 니체의 저서는 모두 가지게 됐죠.”

10대부터 “편집증적으로” 책을 읽어 왔지만 본인이 서재를 꾸미게 된 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30대부터다. “옛날에는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도 하고 또 레지던트 초창기에는 병원 책꽂이에 비전공 서적 꽂아 놨다가는 엄청 깨지잖아요. 3년차 되고 출퇴근하면서 서재를 가지게 됐죠.” 병원을 개업한 뒤에는 병원과 집에 나눠 관리하던 서재를 5년 전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통폐합했다. “집값 싼 시골이라 70평대의 넓은 집으로 옮기면서 안방을 서재로 꾸몄어요. 가운데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을 하나 두고 나머지 네 벽을 책장으로 둘러쌌는데 저는 이 방을 탐욕의 방이라고 해요. 식탐하는 사람들에게 사방에 음식이 깔려 있는 것처럼 책탐하는 사람의 욕심을 채운 방이니까요.”

1만1천여 권 정도 책이 꽂혀 있는 서재에는 만화책부터 한학과 요리책까지 모든 장르를 망라하고 있어 작은 서점처럼 보인다. 또 요리책들이라고 괜히 꽂아 놓은 게 아니다. 그는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여기 있는 모든 책들은 대충이라도 한 번 이상 그의 손과 눈을 거쳐 갔다. 박씨는 이런 독서 습관을 “박이부정(널리 알지만 정밀하지는 못함)의 대표적인 케이스 같다”고 말한다. 물론 겸손의 말일 터이다. 그는 책을 읽는 궁극적 이유가 ‘이 책을 안 읽었으면 어떡할 뻔했냐’고 무릎을 치는 “책 읽는 오르가슴”을 발견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의 감성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았을 아이들에게 이런 책들을 하나의 컬렉션으로 모아 물려주고 나머지 책들은 언젠가 고스란히 도서관의 한 코너에 기증하면서 책에 대한 욕망을 털어버리는 게 그가 꿈꾸는 책탐 이력의 마지막 목표다.


소설가 정이현씨

내 책을 꼭 다 지켜야 하나요?

한 두번 보고 난 뒤 주변 사람들에게 기증하다보니 책장엔 1천여권만


작가의 서재에는 얼마나 많은 책이 쌓여 있을까라는 호기심에 들어간 서재치곤 우선 남다르지 않은 규모에 놀랐다. <달콤한 나의 도시> <오늘의 거짓말>을 쓴 소설가 정이현씨(36)의 서재에는 앤틱풍의 고급스럽지만 화려하지 않은 6단짜리 책장 네 개가 두 개씩 서로 마주 보며 서 있고 그 사이에는 책상이 창문을 바라보고 있다. 어지러운 책 더미 사이로 이야기가 넘실거리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달리 차분하고 금욕적인 분위기다. “3월달에 이사 오면서 큰맘 먹고 책상과 책장에 투자를 했어요.(웃음) 작가에게 서재는 자기를 가둬야 하는 밥벌이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책도 많이 안 뒀어요. 내 글 쓰러 들어와서는 남의 책으로 도망가는 일이 너무 많거든요.”(웃음) 거실에 작은 책상이 하나 더 있는 이유도 비슷하다. 글 쓰러 들어와서 인터넷 바다에 익사하는 사고를 막으려고 인터넷은 거실 책상에서만 쓸 수 있다.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작가의 서재는 말 그대로 책 보관소다. 여력이 된다면 책이 있는 공간과 작업하는 공간을 완전히 분리시키고도 싶단다.

서재를 채운 1천여 권 정도의 책 중 대부분은 소설이다. 지난 3월 독립하며 부모님이 사는 본가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왔다는 책 가운데 손때가 절은 책들이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언뜻 보니 여성학 책들이 꽤 많다. 이 가운데 또하나의 문화에서 나온 <새로 쓰는 사랑 이야기>와 <새로 쓰는 성이야기>는 그가 “정말 많이 읽은 책”이다. “‘새로 쓰는’ 시리즈는 대부분 탐독을 했는데 특히 이 두 권을 읽으면서 처음 소설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진솔한 체험담이면서도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글 쓴 이들이 자신의 판단이나 행동의 의미를 해석할 줄 알잖아요. 실패담도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글을 쓰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정이현씨가 생애 첫 장서로 기억하는 책은 초등학교 시절 책꽂이를 채웠던 “빨강 파랑 표지의 금성출판사 세계동화전집”이다. “왜 그때는 집에 돌아다니는 전집 외판원들이 많았잖아요. 또 아는 사람이 부탁하면 엄마가 사주기도 해서 책장은 언제나 풍족했던 거 같아요.” 그러나 꼬마 정이현이 기웃거렸던 서재는 이상문학상이나 현대문학상 수상작품집 등이 꽂혀 있던 엄마의 작은 책장이었다. “동화보다 어른 책을 더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세로글씨로 쓰여 있던 <뿌리>나 토인비 책 같은 것도 봤는데 제 경험으로 봤을 때 아이들이 어른 책을 보는 건 별로 안 좋은 거 같아요. 어른들은 밤에 뭐 할까 이런 생각에 빠져 있으니 애가 커서 소설가밖에 더 되겠어요?”(웃음)

앞서도 말했지만 그는 책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본가에 있는 책을 더해도 어디 가서 책 좀 있다는 이야기를 꺼낼 정도는 아니다. 배송을 기다리는 게 싫어 꼭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책 구경을 하고 표지를 열어 보고 대여섯 권씩 무겁게 들고 오는 과정과 읽기까지를 다 좋아하지만 책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는 별로 없다. “보통 책은 한 번 읽거나 많이 읽어도 세 번 이상을 읽지 않잖아요. 그러면 주변 사람들한테 줘요. 기증을 하기도 하구요. 제가 재밌게 본 책을 선물했을 때 받은 사람이 그 책을 좋아하면 뭔가를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제 친구 중에 디브이디 컬렉터가 있는데 절대 안 빌려주는 게 전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물론 모든 책을 다 주는 건 아니다. 유독 애착을 갖는 책이 있는데 한번은 집에 갔더니 자신이 아끼던 하진의 중국 소설 <니하오 미스터빈>이 없어져서 어머니한테 물어봤더니 재미있어서 동생에게 읽으라고 보냈다는데 갑자기 섭섭한 마음이 들더란다. “토니 모리슨의 <러브>처럼 힘들었던 시절을 같이했던 책들 몇 십권과 동료 작가들이 직접 서명을 해서 보낸 책들은 꼭 챙겨둬요. 나중에 나이 들면 나한테 중요한 책 열 권만 서재에 꽂아놓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영화평론가 이동진씨

기꺼이 무리한다, 오락이니까…

한달에 100만원씩 책 사는 데 바치고 틈날 때마다 6~10시간씩 책장정리


몇 해 전 영화기자를 할 때 이동진(41) 영화평론가와 외국출장 길에 동행한 적이 있다. 여장을 풀고 잠시 난 짬에 달리 할 일도 없던 터라 중고음반가게에 가겠다는 그의 계획에 동참했다. 한 30분 휙휙 보고 나서 음반 석 장 값을 계산한 나와 달리 그는 마치 이곳의 음반 제목이라도 다 외우고 가겠다는 듯 천천히 움직였다. 무려 두 시간이 훌쩍 지난 뒤 그의 두 손에는 두 바구니 가득 음반이 담겨 있었다. 기다려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표시로 한 장씩 건네준 시디를 제외하고도 그의 수중에 남은 음반은 모두 108장. 그 짐꾸러미를 보며 ‘헉, 정상이 아니군’이라는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이동진씨는 자타 공인 수집광이다. 그의 수집 목록은 정해져 있다. 만 권을 훌쩍 넘긴 책과 음반, 그리고 4000장 정도 되는 디브이디다. 특히나 책 수집에 대한 애정은 별나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며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돈을 책 사는 데 바쳐왔다. 30평 아파트는 모든 방과 거실, 베란다, 현관과 화장실 귀퉁이까지 살뜰하게 책장으로 꼭꼭 채웠다. 장식장과 책장 기능을 겸하는 보통 책장은 책과 칸막이 사이의 공간이 아까워 직접 사이즈를 맞춰 무려 8단짜리 책장을 짰다. “중학생 애가 책에다 자기 이름 도장 찍은 거 보면 어릴 때부터 책에 대한 소유욕은 강했던 것 같아요.” 학교 앞에서 팔던 고무인에 영자 이름을 새겨 구매 날짜까지 도장을 꾹 눌러 찍은 삼중당 문고 수백 권은 지금도 그의 서재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장서 목록이다.

이씨의 서재는 그에게 가장 큰 오락거리다. “옷이든, 기부든 누구나 자신의 형편보다 기꺼이 무리를 하는 사치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게 책인 거예요.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도 가지고 싶어서 사는 책들도 많거든요. 예를 들어 식물도감 같은 책들이에요.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물끄러미 보거나 책장을 펴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죠.” 영화 보고, 글 쓰고, 달리 몸 쓰는 취미도 없는 그에게 책장 정리는 유일하게 몸을 쓰는 취미이기도 하다. “틈 나면 6시간이고 10시간이고 책 정리를 해요. 한 주제의 책들이 너무 늘어나면 좀더 넓은 공간으로 옮기거나, 아예 주제를 바꿔서 새롭게 책들을 분류하기도 해요. 오래된 책의 묵은 냄새를 맡거나 촉감을 느끼고 있으면 서기에 눌린다고 할까? 사고, 읽고, 만지고, 정리하는 것까지 책과 관련된 모든 행동이 저에게는 제일 큰 오락인 셈이죠.”

두 달 전 작업실을 조금 넓은 곳으로 옮기며 1500권 정도를 작업실로 옮겨왔다. 영화평론가이니 영화책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과학책부터 종교서적까지 다양하다. “영화책보다 오히려 대중과학서를 더 즐겨 봐요. 작업실에는 주로 지금의 관심사가 되는 책들을 갖다 놨죠.” 보통의 책 분류와 다르게 모티브별로 책을 정리해 놓은 그의 작업실 서재에는 <자살의 문화사> 등 죽음과 고통을 모티브로 하는 책들이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그 위에는 <시간의 역사> 등 시간에 관한 과학서와 철학서들, 그 옆에는 진화심리학 책들이 꽂혀 있다. 이렇게 놓여 있는 책들은 서재 주인의 관심사가 바뀌면 다른 자리로 또 헤쳐모여를 한다. 한두 줄만 필요해도 빌려보거나 복사하지 않고 책을 산다는 원칙이 있는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유일한 분야는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다.

“얼마 전에 자영업자를 위한 세금 안내서인가 하는 경제서적을 생전 처음 샀어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웃음) 자기계발서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건 남의 인생에 충고한다는 게 어쩐지 저한테는 별로 마뜩지가 않아요.” 보르헤스가 말한 천국은 이씨가 꿈꾸는 천국이기도 하다. “보르헤스가 천국은 책으로 가득 찬 도서관처럼 생겼을 거라고 말한 것처럼 좀 널찍한 공간에 책을 가득 채우고 거기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이만한 천국이 없겠죠?”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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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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