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빚 내서라도 집사는 이유는…

퓨전마법사 2007. 6. 15. 03:17
월급 10년새 1.5배 상승…집값은 2.6배나 껑충
“돈모아 절대 못산다”…너도나도 은행창구 발길

'빚을 내서라도 하루빨리 마이 홈을 장만하는 것이 현명하다?'

월급 만으로 내집을 장만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 장만을 서두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 간 도시 근로자의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1.5배 늘어났지만 아파트가격은 무려 2.57배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파트값 상승률이 소득 수준 상승률을 갈수록 크게 웃돌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어 자산확보차원에서도 조기에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통계청과 국민은행, 부동산114의 자료를 토대로 지난 1997년~2006년 도시 근로자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 추이와 서울의 32평형 아파트값 상승률을 비교해 본 결과이다.

지난 1997년 가구당 월 소득은 평균 228만7335원으로, 당시 서울의 32평형 아파트가격은 2억402만원(평당 637만원)에 불과했다. 연봉 2745만원으로, 아파트가격이 연봉의 7.4배에 달한 것. 월급을 모두 모아 집을 사려면, 단순히 7년 가량이 걸리는 셈이다.

그러나 2006년 현재 가구당 소득은 344만3399원으로 10년 전보다 1.5배 상승한데 비해, 서울의 32평형 아파트가격은 5억2448만원으로 10년 만에 2.57배나 높아졌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소득 상승률을 두배 가량 웃돈 것이다. 이에 따라 월급 만으로 서울의 32평형 아파트를 사려면, 약 13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6년 기준 아파트가격은 연봉(4132만원)의 12.7배를 차지, 내집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두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32평형 아파트 평당가격은 1997년 637만원에 불과했지만, 2003년 1077만원으로 평당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해, 2006년 평당 1629만원에 이어 올해는 6월 기준 173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5년과 2006년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폭등, 지난 2005년 3억7324만원(평당 1166만원)에서 2006년 5억2128만원(평당 1629만원)으로, 약 40% 가량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가구당 월 소득은 325만837원에서 344만3399원으로, 약 0.5% 상승에 그쳐 월급을 모아 집을 사기엔 더욱 힘들어졌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대다수 도시 근로자는 현실적으로 빚을 내서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도 과도한 대출 규제로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현실적인 내집마련의 길을 터줘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