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삼성·LG ‘고가폰 딜레마’ 판매실적 지지부진
퓨전마법사
2006. 7. 21. 02:02
삼성·LG ‘고가폰 딜레마’ 판매실적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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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급 휴대전화 판매가 지지부진한 반면 핀란드 노키아나 미국 모토로라가 중저가 시장에서 급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같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인도 등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단말기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등 기존 프리미엄 정책을 변경 또는 재고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일 “올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환율이 급락한 게 주요 원인이지만 휴대전화 판매실적이 저조했던 것도 크게 한몫했다”며 “휴대전화 프리미엄 전략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가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는 만큼 ‘상대적 프리미엄’ 전략을 가져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조건 싸구려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인도 시장 같은 저가 휴대전화 유행 국가에서는 경쟁회사 제품보다는 다소 비싼 제품군을 내놓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고가 단말기 위주의 기존 정책을 고수하되, 인도나 중국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프리미엄급 제품보다는 싸지만 다른 회사 저가제품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을 내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쓴다는 것이다.
LG전자도 저가 휴대전화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권영수 사장은 지난 19일 기업설명회에서 “3·4분기에는 고가전략을 유지하지만 저가 단말기도 몇 개 모델을 준비해 시장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다가 저가시장을 놓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부품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구상중”이라며 “대만의 한 업체와 부품 공급계약을 끝내 하반기 중 신흥시장에 저가 휴대전화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4분기 실적을 대조해보면 국내 업체가 이처럼 저가 휴대전화에 목매다는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일 발표된 모토로라 미국 본사의 올해 2·4분기 매출액 1백8억8천만달러 중 휴대전화사업 부문 매출은 71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7억9천9백만달러로 1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북미와 중남미 시장에서 1위를, 서유럽 북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노키아에 이어 확고한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도 1·4분기 영업이익률이 18.5%나 됐으며 2·4분기에도 비슷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키아의 성장도 저가시장 공략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는 2·4분기의 경우 4조2천8백60억원 매출에 4천50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9.5%)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LG전자는 2조1백9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오히려 30억원의 적자를 냈다. 더구나 2·4분기에 1천5백30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아 1천5백70만대를 판 소니에릭슨에 세계 4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