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주가를 예측하는 5가지 도구
퓨전마법사
2006. 6. 29. 23:38
[머니투데이] 오르락 내리락 요동치는 장세. 요즘 같은 때엔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오르면 얼마나 오르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마법 거울이 있었으면 싶다. 하지만 그런 것이 있을리 만무하다. 꾸준하고 부지런히 지표, 세계경제, 내수, 금리 등 시장의 흐름을 관찰해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수많은 변수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장에서 전문가는 무엇을 보고 시장을 판단할까?
장영우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는 29일 주가를 예측하는 기준으로 기업이익, 내수, 세계경제(수출), 유동성, 밸류에이션이라는 5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이 5가지 기준에다 환율,유가 등 보조지표를 종합해 주가의 흐름을 잡는다는 것.
◆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 = 장 대표가 주가 예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두는 것은 기업 실적, 특히 분기별 실적 추세다. 장 대표는 "지난해 기업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꾸준히 상승했고, 주가도 강하게 분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실적 추세가 주가 향방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기업이익은 주가를 50%도 설명할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실적을 뒷받침하는 내수,수출 = 실적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내수와 수출이다. 내수가 살아나면 기업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주가도 따라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수를 살피는 지표인 소비증가율이 작년말 정점(피크)에 도달한뒤 올들어 둔화되면서 주가하락의 원인이 됐다.
세계 경제 역시 중요하다. 내수시장이 좁은 우리나라는 수출의 비중이 절대적이고, 수출은 세계 경제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세계 경제를 예측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보는 지표는 G7 선행지표와 중국 경제 두 가지다. G7 선행지표는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을 4-5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즉 G7 선행지표가 꺽인다면 그로부터 4-5개월 뒤에는 한국의 수출도 감소하곤 한다. 우리나라 수출의 1/4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상황도 역시 민감한 주시 대상이다.
◆ 유동성과 밸류에이션이 날개 달아줘 =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유동성도 주가 예측의 핵심 지표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들어 7조원 이상을 팔았는데도 한국 증시가 올들어 15% 밖에 안빠졌다. 과거라면 반토막이 나고도 남았을 상황에서 이처럼 버텨주고 있는 것은 적립식 펀드 활성화 등으로 국내 기관투자자의 힘이 그만큼 세졌기 때문이다.
주식형펀드 잔고는 지난 2004년 8조원 수준에서 불과 2년만에 40조원까지 상승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도 점차 상승하고 있어 외국인의 영향력은 그만큼 떨어질수 밖에 없다. 장 대표는 "외국인 보유지분율이 42%에서 39%로 떨어졌다"며 "과도한 외국인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공급 역시 유동성을 가늠하는 주요한 수치다. IT 버블이 극심했던 1999년과 2000년만 해도 증시가 활황을 맞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시장에 엄청난 규모의 신주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M&A를 우려한 대주주의 방어전략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오히려 주식수가 줄어들고 있다.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밸류에이션도 중시한다.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한국 증시는 외환위기 무렵까지만 해도 10배가 채 안됐지만 올들어 급등하면서 13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만큼 저평가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같은 5가지 주요 요인과 유가,환율 등을 종합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측한다"며 "5가지중 몇가지 요인이 좋다고 판단이 서면 향후 주가를 강하게 부른다"고 말했다.
◆ 하반기 증시 나쁘지 않다 = 장 대표는 "5가지 지표로 살펴본 결과 올 하반기 한국 증시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분기별 기업설적 둔화가 마무리 단계에 온데다, 소비증가율도 작년 말 6%를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3-5%의 완만한 회복으로 시장을 지지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G7 선행지표가 올해 말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도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주식 수급 전망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고 주식비중은 10%도 안될 정도로 미미해 주식시장으로의 금융자산 이동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진행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문제는 해외, 특히 미국쪽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하는 경우다. 하지만 장 대표는 "미국 경기둔화와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나친 걱정으로 보인다"며 "세계 경기는 탄탄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올 하반기 장세는 특별한 주도업종이 이끌기 보다는 실적좋은 우량주 가운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업종과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taurus@)
장영우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는 29일 주가를 예측하는 기준으로 기업이익, 내수, 세계경제(수출), 유동성, 밸류에이션이라는 5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이 5가지 기준에다 환율,유가 등 보조지표를 종합해 주가의 흐름을 잡는다는 것.
◆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 = 장 대표가 주가 예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두는 것은 기업 실적, 특히 분기별 실적 추세다. 장 대표는 "지난해 기업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꾸준히 상승했고, 주가도 강하게 분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실적 추세가 주가 향방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기업이익은 주가를 50%도 설명할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실적을 뒷받침하는 내수,수출 = 실적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내수와 수출이다. 내수가 살아나면 기업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주가도 따라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수를 살피는 지표인 소비증가율이 작년말 정점(피크)에 도달한뒤 올들어 둔화되면서 주가하락의 원인이 됐다.
세계 경제 역시 중요하다. 내수시장이 좁은 우리나라는 수출의 비중이 절대적이고, 수출은 세계 경제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세계 경제를 예측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보는 지표는 G7 선행지표와 중국 경제 두 가지다. G7 선행지표는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을 4-5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즉 G7 선행지표가 꺽인다면 그로부터 4-5개월 뒤에는 한국의 수출도 감소하곤 한다. 우리나라 수출의 1/4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상황도 역시 민감한 주시 대상이다.
◆ 유동성과 밸류에이션이 날개 달아줘 =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유동성도 주가 예측의 핵심 지표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들어 7조원 이상을 팔았는데도 한국 증시가 올들어 15% 밖에 안빠졌다. 과거라면 반토막이 나고도 남았을 상황에서 이처럼 버텨주고 있는 것은 적립식 펀드 활성화 등으로 국내 기관투자자의 힘이 그만큼 세졌기 때문이다.
주식형펀드 잔고는 지난 2004년 8조원 수준에서 불과 2년만에 40조원까지 상승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도 점차 상승하고 있어 외국인의 영향력은 그만큼 떨어질수 밖에 없다. 장 대표는 "외국인 보유지분율이 42%에서 39%로 떨어졌다"며 "과도한 외국인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공급 역시 유동성을 가늠하는 주요한 수치다. IT 버블이 극심했던 1999년과 2000년만 해도 증시가 활황을 맞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시장에 엄청난 규모의 신주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M&A를 우려한 대주주의 방어전략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오히려 주식수가 줄어들고 있다.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밸류에이션도 중시한다.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한국 증시는 외환위기 무렵까지만 해도 10배가 채 안됐지만 올들어 급등하면서 13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만큼 저평가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같은 5가지 주요 요인과 유가,환율 등을 종합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측한다"며 "5가지중 몇가지 요인이 좋다고 판단이 서면 향후 주가를 강하게 부른다"고 말했다.
◆ 하반기 증시 나쁘지 않다 = 장 대표는 "5가지 지표로 살펴본 결과 올 하반기 한국 증시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분기별 기업설적 둔화가 마무리 단계에 온데다, 소비증가율도 작년 말 6%를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3-5%의 완만한 회복으로 시장을 지지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G7 선행지표가 올해 말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도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주식 수급 전망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고 주식비중은 10%도 안될 정도로 미미해 주식시장으로의 금융자산 이동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진행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문제는 해외, 특히 미국쪽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하는 경우다. 하지만 장 대표는 "미국 경기둔화와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나친 걱정으로 보인다"며 "세계 경기는 탄탄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올 하반기 장세는 특별한 주도업종이 이끌기 보다는 실적좋은 우량주 가운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업종과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tau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