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을 보면 늘 ‘칼 끝에 서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아버님은 항상 자신을 다듬으며 정진하셨거든요.
집에서도 좌선을 하시고, 천천히 산책하며 차를 마시곤 하셨습니다.
아버님에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아버님은 그 말을 몹시 싫어하셨어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 아니냐’는 거죠.
‘자기 상황에 따라 단지 성실히 노력하는 정도로는 이뤄지는 것이 적다’는 뜻이었습니다.
아버님은 ‘목숨을 걸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거다 싶으면 목숨 걸고 정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범진의 '최선만으로 안된다, 목숨을 걸어라' 중에서 (주간조선, 2004.7.29)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다짐하곤 합니다.
고우영의 '대야망', 방학기의 '바람의 파이터'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최배달(최영의)씨.
미국·남미·중국 등을 돌며 고수들과 무예를 겨뤄 져본 적이 없다는 최배달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성실하게 노력해보겠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최배달은 대신 "이거다 싶으면 목숨을 걸고 정진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만큼 '칼 끝'에 서있다는 자세로 절박하게 정진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힘이 나온다는 얘기겠지요.
최배달은 또 자식들에게 "기본부터 착실히 다져라"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항상 ‘내가 많은 사람들과 겨뤄 상대를 쓰러뜨렸지만, 그 비결은 결코 화려한 공중돌기나 발차기가 아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비장의 무기는 오직 ‘정권치기’ 하나였다는 겁니다."
진정한 힘은 화려한 발차기나 공중돌기가 아니라, '기본중의 기본'인 정권치기에서 나온다는 거지요.
최배달이 미국 프로레슬러 톰 라이슨과 대결했을 때. 만화에서는 최배달이 공중에 붕 떠서, 링 3면을 돌아가면서 발로 차, 가속도를 붙여 그 힘으로 톰 라이슨을 가격한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때도 상대의 헛점을 파고든 정권치기로 승리했다는 것입니다.
무술이건 장사이건, 학문이건, 한 분야의 대가, 고수에게서는 진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배달은 그 진리를 '최선이 아니라 목숨을 거는 것', 그리고 '기본을 다지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마음 속 깊이 새겨야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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