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펀드, 고르는 비결은…
[중앙일보 2005-09-15 19:12]

[중앙일보 김준술]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모(32.여) 차장은 올 초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펀드를 놓고 한참 저울질하다 이런저런 시장정보며 서적을 탐독한 끝에 결국 인도 증시를 선택했다. 결과는 대만족. 올 들어 인도 펀드가 20%를 넘는 좋은 수익률을 올린 데 비해 중국 펀드는 성적이 6~7%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펀드를 고를지는 한결같은 고민이다. 김씨처럼 돈 되는 알짜 펀드를 고르는 비결은 뭘까.

펀드 전문가들은 우선 김씨처럼 시장의 '맥'을 콕 짚을 줄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보증권 자산관리영업지원부 김종민 차장은 "지난해엔 배당주가 오르면서 배당주 펀드가 무조건 수익이 났다"며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배당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매력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유행처럼 특정 펀드가 부상해도 부화뇌동하면 실패하기 쉽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기본기'를 닦는 게 쉽지는 않다.

다음은 김씨처럼 '간판펀드'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펀드평가.컨설팅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부장은 "자산운용사들은 회사의 얼굴격인 대표 펀드를 관리하는데 각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미래에셋투신의 '3억 만들기'펀드는 수탁액이 5000억원을 넘었고, 최근 한달 반 동안 100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왔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45%에 이른다. 특히 이런 펀드들은 믿을만한 성과를 내면서 사람들이 기를 쓰고 돈을 넣으려 하고 회사는 더욱 수익률에 신경 쓰는 선순환을 보일 때가 많다. 교보증권 김 차장은 "펀드로 현금이 계속 들어오면 주가가 조정을 받아도 이 돈으로 새로운 투자를 하거나 위험관리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의 스타일이나 성격도 따져봐야 한다. 무조건 높은 수익만 추구하는 펀드보단 중소형주, 대형주 등으로 투자종목을 세분화해 개성을 살린 상품이 낫다는 얘기다. 그런 펀드일수록 펀드 매니저가 운용철학을 갖고 장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다.

덧붙여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새싹'을 눈여겨 보라고 권했다. 펀드가 너무 대형화하면 종목을 새로 하나 추가하려고 해도 돈이 많이 들어 부담스럽지만 막 출발한 새 펀드들은 몸이 가벼워 수익률을 높이기가 쉽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과거 수익률 표를 보고 운용 능력이 검증된 회사를 고른 뒤 발품을 팔아 최근 내놓은 펀드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규모가 너무 작은 운용사는 피하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 펀드 매니저 한두 명에게 사운(社運)을 걸기 때문이다. '유사품' 펀드도 마찬가지다. A 펀드의 판매가 시원치 않으면 이름만 바꾼 비슷한 B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사례도 있다. 제로인 이 부장은 "펀드는 장기 상품이지만 단기 성과도 봐야 한다"며 "큰 운용 전략이 현재 장에서 어떻게 관리.유지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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