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투자환경…3억 포트폴리오 이렇게 짜라
[이코노믹리뷰] 2005-10-04 15:57
최근 들어 부동산을 비롯해 예금·채권·주식 등의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부동산종합대책, 6자회담 타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잇따른 금리 인상 등 대형 변수들이 속출하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의 인기는 예년에 비해 많이 시들해 졌다. 정부의 8·31 종합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은 전반적인 약보합세 양상을 띠고 있고, 토지시장 역시 가격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투자 목적의 부동산 시장 참여는 리스크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와 달리 금리와 주식 시장에서는 호재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21일 FRB의 정책금리 인상 결정은 한미 양국간의 금리차를 더욱 벌어지게 했다. 이로 인해 이제는 금리인상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더 이상의 금리차는 유동성의 대외유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최근 6자회담 타결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국내 주식 시장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꾸준한 경제성장과 대외신인도 개선으로 투자여건이 양호해진 이머징 마켓과 일본, 미국의 부동산, 주식 시장 등에 대한 투자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낯설은 해외 투자지만 수익률이 높다는 분석에 귀가 솔깃해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야 할 판이다.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이코노믹 리뷰>가 여윳돈 3억원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5개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 9명에게 의뢰한 결과 각 은행 PB들은 “해외 펀드, 주식형펀드 등의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특판정기예금 등의 안정적인 투자를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또, 투자자금 중 일부는 MMF, 3개월 연동예금 등에 투자해 예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머징 마켓 해외펀드 잘 잡으면 ‘대박’
국민은행 강남PB센터 장문성 팀장, 국민은행 청담PB센터 김형철 팀장, 하나은행 명동영업부 주명희 팀장 등은 해외펀드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자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으로의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모 해외운용사의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약 72%를 기록한 바 있을 정도로 수익성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장기 불황을 겪었던 일본 닛케이 시장도 올해 들어선 연초 대비 약 14.5% 상승한 1만3000포인트대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등 해외 시장의 투자여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문성 팀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의 투자 여건과 전망은 매우 밝은 상황”이라면서 “투자자들이 국내시장에 익숙한 나머지 그동안 해외시장을 등한시했으나, 안정적이고, 수익률도 높아 투자처로서 적합하다”고 말했다.

주명희 팀장도 해외 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강조했다.

그는 “해외 펀드의 경우 해외 유수의 채권사가 직접 운용에 참여하기 때문에 운용력이 뛰어나다”며 “이로 인해 이머징마켓펀드는 약 10%, 글로벌베스트 펀드는 약 8.5% 정도 높은 연간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철 팀장은 해외 주식형 펀드와 함께 해외 재간접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금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금값 급등,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천연자원과 금 등에 투자하는 해외 재간접펀드도 유망한 투자 수단”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지적하는 PB 전문가들도 있다.

우리은행 포스코센터지점 김인응 차장은 “해외 시장의 경우 환매 기간만 7~8일이 소요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며 “해외 펀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경북궁역지점 강홍규 팀장은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의외로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영국 등의 혼합형 펀드에 실제로 투자 해보니 생각 만큼 수익률이 높게 나오지 않았다”면서 “국내 시장처럼 시시때때로 관찰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도 해외 펀드의 단점”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성장 잠재력 충분…주식형 펀드 주목
이 같은 이유로 해외 시장보다 국내 주식 시장에 비중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PB들도 눈에 띈다. 아직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 강남센터 정덕녕 팀장, 조흥은행 PB강남센터 류남현 센터장, 조흥은행 PB강북센터 서춘수 센터장,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지점 박재현 부지점장, 우리은행 포스코센터지점 김인응 차장 등은 주식형 펀드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최근 6자회담이 타결되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고,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외적인 호재가 주식시장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박재현 부지점장은 “6자회담 타결은 그동안 국내 투자에 망설였던 외국인들의 투자를 이끌 수 있는 큰 호재”라면서 “한국 증시가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것도 일시적인 해외 자본의 유출을 막아주는 등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남현 센터장도 “현재 지수가 1200에 육박하고 있지만 호재가 많아 주식형 상품의 투자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며 “주식형 투자비중이 적은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적정한 비중으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응 차장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자금 유입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유통 물량은 20%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올해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1250~1300 사이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으며, 향후 2~3년 내에는 1500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낙관했다.

박 부지점장은 “4분기 초에는 1200을 찍을 것이며, 돌발변수만 없다면 올해 안에 130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판정기예금으로 안정성·수익성 동시 겨냥
공격적인 투자만이 능사는 아니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명희 팀장, 김인응 차장, 강홍규 팀장, 서춘수 센터장 등은 포트폴리오의 1억원 정도는 특판정기예금으로 구성했다. 해외 펀드, 주식형 펀드 등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와 함께 안정적인 특판정기예금도 같이 병행하여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홍규 팀장은 “그 동안 특판정기예금은 은행 간의 경쟁으로 인해 6개월짜리가 약 3.9%, 1년짜리가 약 4.6% 정도 수익률을 보장하게 됐다”면서 “이로 인해 특판정기예금을 통해 안정성과 함께 수익성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도 “여윳돈의 3분의 1 정도는 특판정기예금에 투자하여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성향은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성향이 주로 보수적·안정적인 성향을 띠는 것도 한 요인이다.

주 팀장은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상당수는 확정 금리를 선호하는 등 안정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고객들이 투자자금의 3분의 1 가량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를 원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위해 5000만원 정도는 초단기 예금에
한편, PB 전문가들은 투자시 5000~6000만원 정도의 투자자금은 MMF, 3개월 CP(기업어음), 3개월 연동형 예금 등에 투자하여 최소한의 유동성은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품이 출시됐을 때나 유망한 투자처가 나타났을 때 투자할 여유 자금을 지녀야 한다는 것.

서춘수 센터장은 “수시 입출이 가능한 MMF에 5000만원 정도를 넣어두고, 향후 주식 시장 및 금리 동향을 살펴가면서 투자할 예비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덕녕 팀장 역시 “3개월 CP 등에 5000만원 정도 투자하여 유동성을 제고하고, 신상품 가입을 위한 여유자금의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퓨전마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