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男부럽잖게 창업신화
샌드위치·아이스크림 등
여성 상대로 한 업종 인기
프랜차이즈 시스템 진화
가맹점 지원확대도 한몫

20~30대 미혼녀인 미스(Miss)들이 창업시장에 ‘여풍(女風)’을 일으키고 있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일찌감치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20대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고, 직장생활로 자금을 마련한 30대 골드미스가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여성들이 소비의 주류 계층으로 부상하면서 ‘W2W(Woman to Woman) 비즈니스’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등 여성을 주 고객으로 삼는 업종에서 눈부신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경기 부천시에서 샌드위치카페 ‘샌드앤푸드’(www.sandNfood.co.kr) 소풍점을 운영하는 오선미(26)씨는 은행을 그만두고 나와 월평균 순이익 1,000만원을 올리는 ‘미스(Miss)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샌드위치 수요가 늘어나는 현실을 간파하고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오씨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멀쩡한 직장 놔두고 무슨 장사냐며 만류했지만, 내 꿈인 레스토랑 운영을 위해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젤라토 아이스크림카페 ‘카페띠아모’(www.ti-amo.co.kr) 산업정보대점을 운영하는 이선정(31)씨는 학원 강사 출신이다. 그는 여성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 월 매출 4,000만원을 올리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여자들의 경우 친구와 만나 수다 떨 공간이 필요한데 기존 아이스크림전문점은 테이크아웃형이 대부분이더군요. 아이스크림 매장에 카페를 접목한 것이 적중했죠”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카페는 노동 강도가 높지 않은 데다 마진율이 50~60%로 높아, 이씨의 월평균 순이익은 2,000만원을 웃돈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편안한 고객 응대도 미스들의 경쟁력이다. 인천에서 맞춤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를 운영 중인 강화정(28)씨는 1,000만원의 소자본으로 창업했지만, 여성의 강점을 살린 탁월한 영업력으로 월평균 1,200만~1,3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강씨는 “고객 생일이면 케이크를 사서 파티를 열어주는 등 영업을 내세우기보다는 딸처럼 손녀처럼 친근하게 다가가 유대관계를 먼저 쌓았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이 같은 미스들의 창업 성공 배경에는 우선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선진화하면서 여성 창업자의 아이템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국내 창업시장에도 선진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정착되고, 본사들의 가맹점 지원이 확대되면서 주점 등 체력 소모가 큰 업종에서도 미스 창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퓨전포장마차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 역삼 태극당점을 운영하는 이애희(33)씨는 여성들에게 쉽지 않다는 주점 창업에 과감히 도전해 성공한 경우. 본사에서 식자재를 완제품 상태로 공급해 주는데다 정기적으로 매출 추이 등을 관리해줘 운영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이씨는 오픈 4개월이 지난 현재 월 2,000만원 매출에 9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창업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수적이다.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젊은 시절의 소중한 기회를 날리기 십상이다.

우선 젊은 여성 창업자의 경우 창업 관련 정보를 폭 넓게 수집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사회경험이 적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창업 준비기에는 사업의 운영 전략에서부터 자금 조달, 홍보 및 마케팅, 관련 법률지식 등을 습득하고 있어야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여성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들 기관에서는 창업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대출 등 자금 지원도 가능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자아실현, 성취욕 등을 배경으로 그 동안 창업시장의 객체로 여겨지던 젊은 여성들이 시장의 주체로 나서고 있다”며 “주부는 창업을 하더라도 육아와 살림을 병행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미스는 사업에 더 깊이 몰두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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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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