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00만원으로 옷장사 시작하기
옷장사를 비롯해서 그래도 관련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성공 노하우를 보면 패션 트랜드를 먼저 읽어내고 준비한 사람도 있는 반면에 무일푼으로 창업, 얼마의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10 이면 8~9명 정도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된다.
‘저 사람은 어떻게 했길래? 그리고, 난 뭘 했길래?’
막상 그들을 따라할 요량으로 그들이 밝힌 성공법칙의 세세한 부분까지 읽어보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STORY는 항상 요약되어 찬미(讚美)일색으로 나온다.
가령, 모 그룹의 이야기를 보자.
1960년대 대학 졸업 후 오퍼상으로 시작, 한때 한국 대기업 중 처음으로‘세계경영’을 표방하며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 하던 김회장. 그의 성공신화를 얘기하면서 줄곧 이야기 서두를 차지한 것이 ‘단돈 500만원’이다.
하지만 1960년대에 500만원의 위력은 요즘 생각하는‘단돈’이라는 의미만큼 가볍지가 않다.
가령, 최근 서울 시내 20평 가까운 오피스텔을 얻는 데도 보증금 500만원이면 충분하다. 더구나 40여 년 전의 한국 분위기에서, 자장면 한 그릇에 50원, 100원 하던 시절은 그나마 1970년대 중반이다.
자장면이 30년 만에 4,000원이 되었다면, 자장면 가격으로 본 물가상승률만 따지더라도 40배의 인플레이션이다. 그렇다면, 1960년대 500만원이라 하면 요즘 돈으로 2억원의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과 같다.
옷장사와 무관해 보이는 지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제 처음 옷장사라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에게 ‘돈’에 대한 ‘개념’을 다시 강조하자는데 있다. ‘옷장사’도 그렇지만 ‘사업’이란 그 시작이 ‘투자자금’으로 이뤄진다. 사업자금‘무일푼’이라함은 99.9% 거짓말로 보는 게 맞다.
사업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옷장사 뿐만 아니라 다른 사장들의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 1990년 중반. 모 대학교 출신 젊은이가 한국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되고 화젯거리가 된 적이 있다.
당시엔 요즘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성(性)’에 대해 폐쇄적이기만 했던 분위기에서 이 대학생 사장은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직수입한 콘돔류의 성인상품을 무기로 전국 대리점망 모집에 나섰다.
신촌에 1호점을 열고, 대리점 모집에 나선 결과, 나도 옷장사를 하면서 당시 이 젊은 사장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시 이 젊은이는 거의 청년재벌 수준으로 되었다.
한 은행계좌에만 수십억원 넘는 돈이 입금되어 은행으로부터 ‘돈을 더 이상 못 넣는다’는 전화를 받기도 하고, 차량은 어느새 최고급 외제 자동차로 바뀌고, 동시에 집을 사고 땅을 사는 등 성공한 청년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게 지나간 이야기만 되어버렸다. 단지 서울 시내 허름한 곳곳 소규모 상점 중에는 ‘성인용품’이라는 간판만 내건 채 영업을 계속하는 모습이 눈에 띄긴 한다.
이 젊은 사업가의 실패와 성공을 오고간 내용을 보면 ‘정말 그랬을까?’ 할 정도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갑자기 불어난 돈, 돈을 주체 못한 이 젊은 사장은 추가 아이템 계발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술집에 다니기 일쑤였고, 아이템은 일본 거래처를 통해 지속적인 공급을 약속 받아두기도 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리점으로부터 터졌다. 생각만큼 영업이 안 되자 지방 대리점들로부터 대리점 해지 통보를 받기 시작했고, 결국 법적 문제로까지 번졌다.
이후엔 ‘헤드헌팅’사업을 전개한다는 소문이 들렸으나 이젠 어느 일을 하는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위 경우는 젊은 사장이 갑자기 큰 돈을 벌었을 때 일어났던 실패의 결과를 말하지만, 반대로 의류업에서 어느 정도 큰 성공을 거뒀던 사장의 이야기도 있다.
의류업 경력 10년, 이 사장은 나이도 30대 후반으로 이제 자기 사업을 하겠다고 하고, 외국에서 브랜드를 들여왔다. 당시 1990년대 일기 시작한 의류브랜드 열풍으로, 이 사장의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달고 앞서 말한 젊은 사장처럼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지방 각 지에 대리점이 생기고, 판매율도 꽤 좋아 수도권 인근에 물류창고를 짓는 등 사업은 날로 확장이 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의 친척들도 하나둘씩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매형이 구매부장을, 삼촌이 관리부장을 맡게 되고, 일시적인 자금 부족은 친인척들이 이 사장의 능력을 믿고 빌려줬다.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남성 댄스 가수팀에게도 의류협찬을 시작했다. 누가 봐도 제대로 된 의류 브랜드사업이었다. 이 사장의 경우에도 은행에 돈이 더 이상 안 들어갈 정도로 돈이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다시 터졌다.
이 사장이 앞 시즌을 내다보고 준비한 폴라프리스 점퍼(1990년대 후반엔 대인기를 기록한)가 당시에는 거의 판매율 제로를 기록한 채 고스란히 반품되어 들어왔다. 자신의 안목을 과신한 나머지 너무 앞서나간 결과였다.
우선, 자금을 메우느라 급하게 ‘땡’을 치고 정리해서 현금을 돌린다고 하지만 이미 자금은 꼬이기 시작한 뒤였다. 또한, 각 대리점들도 1990년 후반부터 터지기 시작한 IMF 탓에 대리점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회사는 일순간에 무너졌다. 회사에 돈을 투자하고 보증을 섰던 친인척들도 집과 땅이 경매로 넘어가는 등, 단 한 푼도 자기 재산을 건지지 못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사업자금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돈은, 특히 사업자금은 많이 갖고 시작할 필요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 옷장사의 경우 단돈 100만원(나중에 돈의 가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돈 100만원의 사업자금계획을 잡아보면서 ‘옷장사’를 준비해보자.
사업자금 : 100만원
- 30만원 : 상품 준비원가 30%
- 20만원 : 판매장소 노점, 인터넷, 매장 이나 기타 장소
- 30만원 : 3개월 운영비 - 핸드폰 요금, 전화요금, 명함 제작비
- 20만원 : 의류 판매용 집기 구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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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사 3개월 운영비 사업자금 100만원
세부적으로 분석해보자.
상품 준비는 전체 사업자금의 30%를 넘지 말아야 한다. 부족해서도 안 된다. 30만원이면 인터넷을 통해 5,000원짜리 아이템 60 스타일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아이템은 3개월 동안을 준비해야 함으로, 한 달에 20 스타일씩을 준비하도록 한다.
일본, 도로변 상점 영상
판매장소의 경우, 노점일 경우 상권이 좋지 않은 곳이라면 위치만 잘 선정하면 ‘무료’에 장사할 수도 있고, ‘장사 목’이 좋은 곳이라면 20만원은 3개월 동안 나눠서 노점 장소 주위 다른 노점상이나 가게 주인에게 음료수라도 대접하기 위해 사용하자. 서울 어느 노점상의 경우, 자리에 따라 수천만원의 자릿세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무리한 사업’은 좋지 않다.
인터넷일 경우라면 상황은 더욱 쉽다.
온라인 무료 쇼핑몰은 월 5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홈페이지도 그냥 생기고, 물건을 제대로 팔 공간이 생긴다.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오픈마켓에 입점 뒤 판매수수료율제를 적용하는 개인경매시장을 두드려보자.
일반 매장을 한다고 할 경우엔 사실 돈 20만원으로 3개월을 버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해보자.
20만원으로 ‘무인판매대’를 만들어서 보세잡화매장을 찾아다니며 판매대 설치를 요청해보자. 보세잡화매장의 경우, ‘무인판매대 시스템’의 의류행거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무인판매대’라고 하여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옷걸이와 행거를 준비하고 판매할 옷을 준비한 후 좌우 한쪽에 잠금장치를 하여두면 끝이다. 판매대금은 ‘자판기’방식으로 받던가 보세잡화매장에서 받았다가 하루에 한번 정산하면 된다. 물론, 판매대금 중 일부 %는 의류판매를 허용해준 보세잡화매장의 몫이다.
3개월 운영비는 명함 200장 제작비로 2만원, 기타 핸드폰, 인터넷 요금으로 사용한다. 노점이나 Shop in Shop 개념의 판매에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나머지 20만원 의류판매용 집기 구입비는 노점일 경우 의류상품 구색용 잡화상품 구입 및 판매대, 옷걸이 구입비로 하고, 인터넷 옥션 등에 판매할 경우 디지털카메라를 사지 말고 상품이미지작업 외주용으로 쓴다.
인터넷쇼핑몰을 대상으로 상품 이미지 작업을 해주는 스튜디오들이 많다. 예전에는 장당 1만원이 넘었으나 요즘엔값도 저렴한 편이다. 장당 5,000원이면 20만원을 쓸 경우 40장을 얻을 수 있다.
자, 이제 돈 100만원이면 옷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패션비즈니스맨’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업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단지 내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취업하기 어렵다고 방구석만 긁거나 애꿎은 주식 투자에만 매달릴게 아니다. 주식 투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젊은 나이에, 청년이란 피 끓는 시간에 땀도 흘려보고, 좌절도 해보고, 성공의 기쁨도 만끽해보자.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고, 성공의 길이 보인다고 내 적성과 무관한 길만 고집할 게 아니다.
세계적 성공 기업이 앞다퉈 광고자리로 노리는 홍콩 침사추이(사진). 저 곳에 내 이름 걸린 상표를 걸어보자. 그건 내 기쁨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쁨이다.
글, 사진 | STAR 패션디자이너 Victor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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