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흔히 재테크의 시작은 종자돈 마련이라고 한다.

눈을 굴릴 때 처음에는 조그만 눈 뭉치로 시작하지만 눈 뭉치가 커지면 한번 굴려도 불어나는 속도가 커지는 것처럼 일단 목돈이 있어야 이를 활용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필자는 이러한 자산형성 방식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목돈을 모으기 위해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저축하고 이를 재투자하겠다는데 이처럼 간단하면서 명료한 자산형성 방식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투자환경이 변해 과거 고금리 및 부동산 가격 상승기 시절의 투자방식으로는 더 이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재테크를 위해 종자돈을 마련해야한다는 것을 맹신하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특히 과거 고금리 및 부동산 가격 상승기 시절에 일단 은행에 저축하고 목돈을 찾아 이를 대출금액과 합쳐 부동산에 투자하면 가격이 올라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고, 이를 매각하더라도 거의 세금을 내지 않았던 시절의 성공사례로 인한 학습효과일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돌아보면 이러한 방식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을 수 있다. 과거 10%를 상회했던 예금 금리는 4%대로 물가상승률을 극복하기 어려워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었고, 이로 인해 목돈 마련을 위한 투자재원이 주식으로 몰려들었음에도 KOSPI지수가 840에서 1,400으로 뛰었던 2005년 개인투자자들은 1조 6천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간접투자가 활성화 돼 2007년 1월 현재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가 채권형 펀드의 수탁고를 넘어서 50조원에 근접했음에도 장기투자하지 않고 단기 차익을 선호하는 투자문화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실질적인 수익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의 경우도 크게 다를 것이 없어서 과거 주택가격이 올라 이를 양도했을 경우 현실화 돼 있지 않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해 거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세율 강화 및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 현실화를 통해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결국 과거와 같이 목적없이 일단 모으고 종자돈부터 마련하고 보자는 투자방식은 현재의 투자환경에 맞지 않으므로, 동일하게 목돈을 만들더라도 재무설계를 통해 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목적 없는 종자돈 마련이 일단 자동차로 드라이브부터 하자는 것이라면, 재무설계를 통해 재무목표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목돈을 마련하는 것은 목적지를 정해놓고, 그 목적지에 효과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자동차로 이동할 것인지, KTX를 탈것인지, 아니면 항공편을 이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광주일보 <손우철의 행복한 부자되기> 손우철 TNV 어드바이저 FP팀장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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