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고수]"재테크 비법요? 근검 절약이죠"


◇인터넷 카페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 운영자인 박범영(왼쪽 위)씨의 가족. 박씨부터 시계 방향으로 부인 진은주씨, 딸 서현, 아들 규환.


2500원짜리 넥타이, 드레스 셔츠 7000원, 시계 1만원….

몸에 걸친 것을 어림잡아도 2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듯했다. 24일 만난 박범영 LG카드 서비스개발팀 과장.

수수한 옷차림에서 국내 최대 재테크 카페를 이끌고 있는 그의 재테크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박씨가 기자에게 내민 명함 2장. 하나는 회사 것이고, 다른 한 장에는 ‘서현&규환 아빠, 카페 주인장’이라 써 있었다. 그가 2001년 6월 다음에 만든 카페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cafe.daum.net/10in10)의 회원수는 무려 50만명에 이른다.

박씨가 본격적으로 재테크에 나선 것은 부인 진은주(35·파주 문발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씨와 결혼한 1999년.

“뚝뚝 떨어지는 체감 정년에 막막한 노후대비까지, 직장 선배들이 저토록 불안해하는데 이제 막 꾸린 제 가정이 언제까지 불안한 미래에 휘둘려야 하는 생각이 들었죠."

목표 8년째가 된 지난해 말 정리해 본 박씨 부부의 순자산은 9억원. 그가 생각하고 있는 고지가 눈앞이다.

“사실 재테크 비법을 물으면 맨송맨송한 대답밖에 할 게 없어요. 근검 절약하고, 저축을 많이 하는 게 핵심이거든요."

그가 내놓은 ‘생활 속 절약 비법’은 간단하면서도 대단하다. 전기 플러그를 뽑아 두고, 두꺼운 옷을 입어 아끼는 아파트 관리비는 연 100만원. 구매할 목록을 적어 오후 9시 이후에 할인점에서 세일 품목을 사면 연 100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노후 대비용 자산을 따로 마련하면 된다’는 생각에 연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보험도 들지 않고, 휴대전화 요금도 한 달에 2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카드회사 직원이지만, 체크카드 1장만 쓴다.

“그렇게 해서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하겠지만, 박씨는 “99년에 부부가 합해 4200만원 수입에 3000만원을 모았고, 작년에는 9600만원 수입에 7200만원을 저축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

특히 2000년부터 산본·강남·죽전에서 전세를 살다 2005년 7월 은행 빚을 얻어 파주신도시에 마련한 67평형 아파트가 자산을 불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푼푼이 모은 종잣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씨 지갑에 들어 있는 ‘인생 계획표’에는 100세 때까지의 사회활동·경제수준·가족관계·자아성취 목표가 꼼꼼히 적혀 있다.

“제 재테크 철학은 ‘짠돌이’나 ‘자린고비’가 아닙니다. 이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만, ‘합리적 소비행위’는 본인과 가족에게만 영향을 줍니다. 헬스클럽 대신 동네 공원을 달리고, 명품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고 누가 피해를 봅니까."

그는 주식·부동산·펀드 등 여러 재테크 기법이 난무하지만, 자신처럼 ‘대박’ 대신 ‘원칙’을 따라가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실제 카페에 올라온 글 가운데 20편을 골라 매주 월요일 ‘성실히 일해서 건강한 부자가 되어 보겠다’고 모인 50만 카페 회원들에게 보내주고 있다.
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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