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의 돈 되는 땅 |투기의 정석(?) |
[이코노믹리뷰] 2006-09-18 10:16 |
용인에 사는 강창성씨(63세·가명)는 일상적인 생활패턴이 바로 ‘투기의 삶’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전직 용인시청 공무원 출신인 강씨가 공무원을 그만두고 시청 앞에 토목설계사무소를 차린 것은 지난 95년 여름. 전직 지자체 공무원 출신으로 누구보다도 해당 지역의 개발정보나 인허가 담당자에 대한 접근이 용이했던 강씨로서는 땅으로 돈을 버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때마침 1994년 주택 200만가구 건설계획을 추진하면서 수도권 일대의 준농림지 개발에 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된 상태였다. 이 틈을 타고 90년대 중반부터 수도권 일대에 민간 아파트단지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준농림지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던 상황이었다. 수요가 늘어나자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당연히 땅값이 뛰기 시작했다. 특히 대대적인 민간 아파트단지 개발이 추진 중이던 수지읍 신봉동 일대는 품귀현상을 보일 정도로 매물이 매우 귀했다. 더욱이 당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투기여건이 어렵게 되자 부동산 투기자금이 뚜렷한 방향성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도심지에 비해 아직은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취득할 수 있는 서울 외곽지역이나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지역에 땅을 확보해 놓으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었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용인지역 택지에 대한 대기성 구매자금이 많이 생겨날 때 신봉동 아파트 예정부지 경계선과 바로 맞닿은 임야 3000평이 매물로 나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소유자인 K씨가 운영하던 회사가 자금난에 빠지게 되자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것. K씨는 현지에 매물이 귀하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거래상 최고가격인 평당 40만원에 현지 중개업자인 Y씨에게 매물로 내놓았다. 대기 수요자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던 중개업자인 Y씨는 지주 입금가를 평당 40만원으로 약정하면서, 이를 초과해 받는 금액에 대해서는 수수료로 인정받기로 양해를 구했다. K씨는 평당 40만원이 그 일대에서 받을 수 있는 거래상 최고가격을 받는 것으로 알고 이를 묵인해줬다. L씨는 일주일 후 평당 50만원에 자신이 고객으로 확보해 두고 있던 매수 희망자 J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그런데 강씨가 문제의 땅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이 시점. 해당 부지가 충분한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 강씨는 곧바로 지주와 접촉을 시도했다. 지주 K씨를 만난 강씨는 자신이 평당 50만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설득했다. 대신 잔금 지급시기를 계약체결 후 2개월 이내로 해줄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지주인 K씨는 자신의 땅을 평당 10만원이나 더 비싸게 사주겠다는 강씨의 설득에 마음을 바꿔 강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해 버렸다. 계약체결 전에 강씨는 이미 계약금을 제공할 스폰서 및 땅을 실제로 매입할 실수요자 확보작업을 이미 진행시키고 있었다. 수십 차례에 걸쳐 유사한 투기방식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바 있는 강씨의 주변에는 스폰서라고 불리는 ‘투기그룹’이 자금을 보유하고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김영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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