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15일 1413.98이던 코스피 지수가 16일 1382.11로 급락했지만, 김 대리는 웃었다. 그가 투자한 풋 주식워런트증권(ELW)의 가격은 15일 55원에서 16일 130원으로 두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1만 증권을 갖고 있어, 하루새 75만원(평가수익) 벌어들였다. 풋 워런트는 처음 정한 가격으로 나중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증권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애초 정한 떨어지기 이전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인 풋 워런트의 가격은 오른다.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풋 워런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풋 워런트는 전체 주식워런트증권 528개 중 76개에 불과하지만, 최근 거래대금은 전체 워런트증권 거래 중 20%를 넘을 정도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주가가 1360대로 급락한 지난 18일 ‘현대6049코스피200풋’은 가격이 130.77% 오르는 등 하루 100% 이상 수익을 낸 풋 워런트 종목이 4개나 됐다. 주가가 30 이상 급락했던 15, 16일엔 하루 500% 이상 폭등한 종목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만기를 맞아 원금 전액 손실을 본 풋 워런트가 2종이나 된 것처럼 투자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주식워런트증권은 단기·확률·양방향 투자라는 특징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가운데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주식워런트증권의 만기시점이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종목들은 거래량이 줄어들어 등락폭이 크다. 실제로 하루 700% 이상 오른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풋 워런트 종목이, 만기가 한달도 남지 않아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다음날 다른 풋 워런트 종목이 급등했음에도 50%나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는 만기가 90~120일 사이에 있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게 비교적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이밖에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하락 속도도 감안해야 한다. 하락 속도가 완만할 거라고 본다면 현재 주가와 비슷한 수준의 행사가격을, 급격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현재 주가보다 많이 낮은 종목을 골라야 수익률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행사가격과 만기가 비슷한 상품 중에는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선택하는 게 좋다.
원래 풋 워런트는 특정주식을 사는 사람이 주가 하락에 대비해서 위험회피(헤지)를 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00주에 투자하려고 할 때 90주만 사고 10주 만큼은 삼성전자 풋 워런트를 샀다면, 주가가 오르면 90주에 대한 시세 차익을 누리고 떨어지면 풋 워런트가 손실을 줄여줄 수 있다.
한편, 주가가 급락한 현 시장에서는 워런트 대상 종목 중 단기 급락했지만 여전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콜 워런트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주식워런트증권(ELW)
특정 종목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미래의 일정시점(만기일)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증권으로,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콜 워런트는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반대로 풋 워런트는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거래 시간은 일반 주식거래와 같은 오전 9시~오후 3시까지이며, 코스피 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10%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워런트 거래는 20분간 중단된다. 특히 워런트는 가격변동성이 높아 주식과 달리 가격제한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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