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이는 뉴 월드파워]<3> '공유하는 창조자' 구글
90년대초 인터넷시대가 열린 이래 수많은 내로라 하는 벤처기업들이 명멸을 거듭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쉽게 쇠락하지 않을 ‘이 시대의 진정한 벤처기업’을 꼽으라면 월가 전문가들은 두말 없이 구글을 꼽는다.
구글의 현 직원 숫자는 8천명. 글로벌기업들과 비교하면 중소기업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글은 다른 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정신으로 성장을 지속해왔으며, 월가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부단히 세계시장 제패를 꿈꾸는 문선명 통일교주에게 한 측근이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구글을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구글은 메리엄 웹스터 사전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구글하다’라는 동사가 등재되는 등 일반명사 및 동사로 인정받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8년만에 야후, MSN 모두 제쳐
구글이 설립된 것은 지난 98년. 그의 앞에는 야후나 MSN 등 어마어마한 선발주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불과 8년만에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50%를 싹쓸이했다. 2005년말 현재 구글의 매출은 61억달러, 10월23일 현재 시가총액은 1천4백13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23일 현재 구글이 5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반면 야후는 2.43%, MSN은 9.2% AOL은 6.3%, 애스크닷컴(ask.com)은 2.7%에 그치고 있다. 구글의 자료 참고율은 더욱 가공스러워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웹 트래픽 조사기관인 <닐슨넷레이팅스>의 조사결과는 보다 구체적이다. 지난 9월 한달 동안 검색 건수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구글의 검색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28억명에 달했다.반면 같은 기간 야후의 검색은 12% 증가에 그쳤고, 시장 점유율 역시 23.4%로 구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MS가 구글과 야후를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MSN의 검색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2% 줄어들었다.
구글에 대한 평가는 냉정한 월가에서 정확히 드러난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즐비한 나스닥시장에서 구글은 22일(현지시간) 현재 주당 4백59달러 6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주식들이 주당 10~30달러를 오가고 1백달러 이상 주식을 찾기도 힘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5백달러에 육박하는 구글의 주가는 구글의 위상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의 만남
매일 1억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접속하고 88개의 언어로 매일 2억 5천만 건 이상의 검색건수가 집계되는 구글. 구글에 관련된 뉴스가 나오지 않으면 <월스트리트저널>을 만들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구글의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인터넷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최고 검색엔진업체 구글의 역사는 20대 초반의 대학원생이었던 두 창업자에 의해 시작됐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가 수학 교수이며, 스탠포드대학에서 수학도로서 자신들의 꿈을 키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시간 출신인 페이지는 꼬마 시절부터 발명가를 꿈꿨다. 발명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꿈이었다. 반면에 러시아 출신인 브린은 6살 때 수학자인 아버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인 어머니을 따라 미국에 이민왔다.
대중적 친화력과 수학에 천부적 재능을 갖춘 브린은 페이지와의 만남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IT혁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탄생 및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스탠퍼드대학에서 함께 박사 과정을 밟은 이들은 검색기법 연구에 몰두했고, 불과 수년만에 인터넷에 혁명적 변혁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검색 엔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은 수많은 밤샘 연구 끝에 개발한 마침내 페이지 랭크 기술과 하이퍼 텍스트 매칭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페이지 랭크 기술은 키워드 별로 고객이 클릭하는 페이지의 경로를 알고리즘화해 웹 페이지들 간의 상호 관련성을 계산해내고, 페이지 간의 관련성과 페이지 내의 관련어 배치 등을 고려해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기술이다. 아무리 복잡한 내용을 검색창에 써넣어도 0.5초면 자신이 찾는 가장 근접한 검색결과를 제시해준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고리(링크)를 분석, 많이 연결된 페이지를 더 좋은 문서로 판단하는 페이지 랭크 기능은 아직 어떤 검색엔진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은 PDF, 포스트스크립트, MS Word문서들에 대한 검색도 가능하다. 웹 문서 검색 외에 구글 이미지 검색, Google 뉴스 한국, 구글 뉴스그룹, 구글 웹 디렉토리 등의 주요 검색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경영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구글은 2000년 넷스케이프의 오픈 디렉터리 프로젝트를 인수했고, 2002년에는 자동화된 구글 뉴스 서비스와 가격 비교 프루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4년 지메일서비스를 시작했고, 피카사와 데스크톱 검색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세계재계에 부단히 충격을 가하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이라는 이름을 칼 세이건이 언급했던 '10100'을 뜻하는 '구골'이란 단어에서 따왔다. 이처럼 독특한 이름을 가진 구글은 영업모델 또한 독특하다. 광고 배너가 없는 대신 검색어에 따라 상단과 오른쪽에 관련된 광고를 문자 형태로 보여주는 AdWords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보통 PC들로 구성된 컴퓨터 클러스터로 이들은 일을 나누어 처리하여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처리한다. 한 컴퓨터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그 컴퓨터는 꺼지고, 다른 컴퓨터가 일을 계속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구글은 크고 비싼 컴퓨터를 대신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랜 기간 사용자 컴퓨터 내에 살아 있는 쿠키에 대한 비난으로, 미국의 인권단체 '공공정보연구소‘(Public Information Research)에 의해 구글은’ 빅브라더 상‘(Big Brother Awards) 후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다른 검색엔진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문서와 사진자료 등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보물섬 같은 검색엔진이라며 이를 도리어 구글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전문경영인 슈미트와의 만남
페이지와 브린은 집요하고 공격적인 토론을 통해 의사수렴을 하고, 좋은 직원이나 경영자를 스카웃하기 위해 토론식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 경영석학인 피터 드러커는 대부분 상사들이 부하 직원의 건의에 대해 “대부분 회사정책에 어긋난다(That‘s against policy)”, “닥치고 시키는 일이나 하라(Shut up and do as you’re told)”는 식의 답변으로 회사의 분위기를 경직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자 역시 <손자병법 병세편>(兵勢篇)에서 "전쟁에 능한 자는, 승리를 전세에서 구하고, 사람의 능력을 탓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재를 잘 골라 전세에 적응케 한다. 전세에 잘 적응하는 자는, 휘하 장병을 싸우게 함이 마치 나무나 돌을 굴리는 것과 같다(故善戰者,求之于勢,不責于人,故能擇人而任勢.任勢者,其戰人也, 木石之性)"고 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같은 가르침에 누구보다 충실했다. 이들은 오랜 기간 직원들과의 공격적 토론을 거쳐 10개의 기업경영철학을 확립했다.
1.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자
2. 어디서든 한 방면에서 최고가 되자
3.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낫다
4. 웹 민주주의는 효과가 있다
5. 데스크탑에서만 검색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6. 부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7. 정보는 무한대다
8. 정보 요구에는 국경이 없다
9. 꼭 정장을 입어야만 진지하게 업무에 임하는 것은 아니다
10. 최고에 만족하지 말자
이같이 빼어난 경영철학을 확립했지만 이들은 그러나 어느날 기술개발자인 자신들의 경영적 한계를 인식했다. 세계 최대기업으로 급성장한 구글에게는 보다 전문경영인이 필요했다.
이들은 최고경영자(CEO)를 선발하기 위해 수백명의 기업가를 인터뷰했고 마침내 에릭 슈미트를 점찍었다. 노벨의 CEO를 지냈던 슈미트는 맨처음 구글의 스카웃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 일개 신생 기업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슈미트는 그러나 이들과 만난 공격적 토론을 벌인 결과, 이들의 폭넓은 시야와 예지력에 감탄했고 결국 구글의 CEO 제의를 수락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에서도 창업자들은 막강한 경영권한과 가족승계에 집착하면서 구태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CEO를 슈미트에게 양보하고 아무런 미련없이 자신들은 부사장으로 내려 앉았다.
그 대신 경영책임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와진 이들은 전 세계를 오가며 구글의 기술적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슈미트는 과거 노벨 CEO 등의 경력을 최대한 살려 구글의 미래 준비 및 현재 경영에서의 이익 극대화 등을 추구하는 등 이들은 구글의 ‘삼두마차’로서 구글 전성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18세기 중세 뉴스'도 검색 가능한 전인류의 지식창고 지향
두 사람이 정직성을 강조하는 것도 여타 기업인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구글의 사시는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다. 고객이 왕이라면서도 뒤로는 고객을 우롱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나 구글은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다.
한 예로 검색엔진에 광고를 띄우지 않는다. 다른 검색엔진들에 가면 광고창이 우르르 뜨면서 검색 속도를 느리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구글은 검색이라는 고객의 원래 목표에 가장 충실한 검색엔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의 도전은 끝이 없다. 구글은 지난 8월30일부터 저작권이 소멸된 고전을 책 형태로 제공하는 PDF파일 무료 내려받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 찰스 디킨스의 소설, 이솝우화, 아인슈타인의 저작 등 각종 고전을 옥스퍼드대 등 6개 대학 도서관과 함께 제공하고 있고, 10개 캠퍼스에 1백개 도서관을 가진 캘리포니아 주립대도 구글의 책 서비스에 합류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세계인의 지적자산 공유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9월7일에는 18세기 '중세뉴스 검색' 서비스 준비에 착수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1700년대 뉴스까지 거슬러 올라가 검색할 수 있는 새로운 ‘구글 뉴스 아카이브 검색(Google News Archive Search)’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것.
구글은 이를 위해 뉴스 검색 서비스인 <렉시스넥시스> <하이빔 리서치> <톰슨 게일>뿐 아니라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가디언>, <로이터통신>, 주간지 <타임> 등 세계적 유력 언론들과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과 <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 <로이터 그룹>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뉴스 검색 서비스 <팩티바> 등과도 손 잡고 새로운 뉴스 검색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구글 서비스를 통해 1981년 이후 뉴스 2백만 건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내년까지 1850년 창간 이래 모든 기사들에 대한 디지털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책의 내용을 파일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의 경우 저작권의 문제로 심각한 반대에 부딪치고 문제점이 컸지만 뉴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많은 제휴 언론사들이 그동안 서비스를 시작하라고 압력을 넣을 정도였다”며 “이번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로 예를 들어 <하이빔 리서치>의 3천3백개 간행물과 4천만개 문서를 인터넷이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구글의 서비스 개시를 높이 평가했다.
타임워너 계열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구글 검색을 통해 1923년 이후 기사 30만 건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이 기사들은 <타임>의 웹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계속 제공될 예정이다.
구글은 지금 인터넷시대를 열었던 프론티어들의 꿈인 '무료 세계 지식도서관'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인 거짓말 서비스, '전자 민주주의 시대' 개막
인터넷 프론티어들의 또다른 꿈은 '전자 민주주의' 실현이다. 구글이 최근 선언한 '정치인들의 거짓말 검색' 서비스도 이를 구현하기 노력의 일환이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난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 이내에 정치인들 발언의 신뢰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5년 이내에 ‘진실 예보자(truth predictor)'라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정치인들이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치인의 실제 발언과 과거 발언들을 비교해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구글)는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지는 않겠지만 유권자에게 정치인들의 발언의 진실성에 대한 개연성을 제공해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제 세계 정치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월가의 주가상승 견인차
구글은 최근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다우지수의 견인차이기도 하다.
구글은 지난 19일 3.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은 7억3천3백40만 달러(주당 2.36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증가하고 매출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늘어난 26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후 구글 주가는 상승을 거듭해 23일 현재 올 들어 15% 올랐다. 라이벌인 야후가 40% 급락하고 이베이와 아마존 역시 30% 이상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경이로운 상승세다. 이로써 구글의 주가는 기업공개 이후 무려 4백65%나 폭등했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구글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구글의 목표가를 5백50달러에서 6백달러로 높였고, 푸르덴셜(5백75달러), 골드만삭스(5백95달러), 메릴린치(5백30달러) 등도 일제히 구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구글의 주가 전망을 가장 낮게 잡았던 UBS도 4백50달러에서 5백달러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세계를 향하여, 그 첫번째 장애물 한국의 강점과 약점
구글의 눈은 지금 세계로 향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올린 매출 비중이 44%를 차지했다"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미래는 세계시장에 있다는 선전포고에 다름아니었다.
그러나 구글의 세계시장 진출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한 예로 구글은 중국정부를 비난하는 세계 및 중국 내 네티즌들의 글이나 각종 댓글을 제한하라는 중국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세계 네티즌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또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검색 이외 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예가 없으며, 검색엔진 또한 다른 IT강국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런 대표적 예가 세계에서 IT산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중 하나인 한국에서 구글이 네이버와 다음 등 한국 검색엔진들에게 크게 밀리고 있는 점이다. 구글의 한국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에서의 점유 순위는 40위권에 불과하다. 중국시장에서도 바이두(百度) 등 중국 검색엔진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시장점유율 4위에 그치고 있다.
세계에서 인터넷 보급률과 정보검색 시장이 가장 발달한 한국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구글의 세계시장 제패 야심은 실현 불가능하다. 한국에서의 실패는 사실상 예정된 것이었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감성과 문화, 상호 소통을 중시하며 인간적인 지식과 지성이 교류하는 인터넷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오직 가장 빠른 검색 스피드와 기계적인 최적의 접근성 및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는 정직성을 중시하고 있다. 정보검색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서구적 모더니즘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한국시장에서 절대 소비자들을 끌 수 없다.
<AP통신>은 지난 4월 “지구상에서 온라인 생활을 장악해온 구글이 수백만명이 블로그를 갖고 있는 등 인터넷이 가장 활발한 국가인 한국이 가장 자연스러운 구글 사용자가 될 것 같지만 구글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글이 검색결과를 제시할 때 인간 전문가들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존한 기계적인 검색을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하기도 했다. 검색엔진 <워치>의 편집장인 대니 설리번도 “인간 창의력에 바탕한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할 때 구글은 상대할만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한국의 검색엔진은 인간과 검색이 서로 공존하며 번성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구글은 한국에 1천만달러를 투입해 대규모 연구 및 개발(R&D)센터를 만들어 내년에는 네이버를 능가하는 검색엔진을 만들어내겠다는 "한국 타도" 선언을 해, 한국 포탈업체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구글은 그동안의 한국시장 분석을 통해 한국의 포탈들이 많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치명적 약점도 갖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기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예로 구글에서 자료검색시 클릭 숫자가 콘덴츠 제공사이트로 잡히는 반면 한국 포탈들은 자신들이 클릭을 독식하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콘덴츠 제공자들을 말살시키는 결과를 초래, 포탈의 물적토대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자살행위다. 또한 한국 포탈은 인류의 모든 지적자산 공유라는 인터넷 프론티어들의 초심에 인색하다. 비상업적 지적 자산을 DB화해 제공하고 컨텐츠의 질을 높이려는 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이제 한국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과연 구글이 한국에서 어떤 결실을 거둘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구글과의 전쟁에서 한국 포탈들은 적잖은 고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구글이 한국 포탈의 치명적 약점을 정확히 알고 매서운 공세를 펼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한국 포탈 또한 한단계 약진하기를 기대한다.
90년대초 인터넷시대가 열린 이래 수많은 내로라 하는 벤처기업들이 명멸을 거듭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쉽게 쇠락하지 않을 ‘이 시대의 진정한 벤처기업’을 꼽으라면 월가 전문가들은 두말 없이 구글을 꼽는다.
구글의 현 직원 숫자는 8천명. 글로벌기업들과 비교하면 중소기업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글은 다른 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정신으로 성장을 지속해왔으며, 월가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부단히 세계시장 제패를 꿈꾸는 문선명 통일교주에게 한 측근이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구글을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구글은 메리엄 웹스터 사전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구글하다’라는 동사가 등재되는 등 일반명사 및 동사로 인정받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8년만에 야후, MSN 모두 제쳐
구글이 설립된 것은 지난 98년. 그의 앞에는 야후나 MSN 등 어마어마한 선발주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불과 8년만에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50%를 싹쓸이했다. 2005년말 현재 구글의 매출은 61억달러, 10월23일 현재 시가총액은 1천4백13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23일 현재 구글이 5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반면 야후는 2.43%, MSN은 9.2% AOL은 6.3%, 애스크닷컴(ask.com)은 2.7%에 그치고 있다. 구글의 자료 참고율은 더욱 가공스러워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웹 트래픽 조사기관인 <닐슨넷레이팅스>의 조사결과는 보다 구체적이다. 지난 9월 한달 동안 검색 건수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구글의 검색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28억명에 달했다.반면 같은 기간 야후의 검색은 12% 증가에 그쳤고, 시장 점유율 역시 23.4%로 구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MS가 구글과 야후를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MSN의 검색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2% 줄어들었다.
구글에 대한 평가는 냉정한 월가에서 정확히 드러난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즐비한 나스닥시장에서 구글은 22일(현지시간) 현재 주당 4백59달러 6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주식들이 주당 10~30달러를 오가고 1백달러 이상 주식을 찾기도 힘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5백달러에 육박하는 구글의 주가는 구글의 위상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의 만남
매일 1억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접속하고 88개의 언어로 매일 2억 5천만 건 이상의 검색건수가 집계되는 구글. 구글에 관련된 뉴스가 나오지 않으면 <월스트리트저널>을 만들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구글의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인터넷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최고 검색엔진업체 구글의 역사는 20대 초반의 대학원생이었던 두 창업자에 의해 시작됐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가 수학 교수이며, 스탠포드대학에서 수학도로서 자신들의 꿈을 키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시간 출신인 페이지는 꼬마 시절부터 발명가를 꿈꿨다. 발명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꿈이었다. 반면에 러시아 출신인 브린은 6살 때 수학자인 아버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인 어머니을 따라 미국에 이민왔다.
대중적 친화력과 수학에 천부적 재능을 갖춘 브린은 페이지와의 만남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IT혁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탄생 및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스탠퍼드대학에서 함께 박사 과정을 밟은 이들은 검색기법 연구에 몰두했고, 불과 수년만에 인터넷에 혁명적 변혁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검색 엔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은 수많은 밤샘 연구 끝에 개발한 마침내 페이지 랭크 기술과 하이퍼 텍스트 매칭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페이지 랭크 기술은 키워드 별로 고객이 클릭하는 페이지의 경로를 알고리즘화해 웹 페이지들 간의 상호 관련성을 계산해내고, 페이지 간의 관련성과 페이지 내의 관련어 배치 등을 고려해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기술이다. 아무리 복잡한 내용을 검색창에 써넣어도 0.5초면 자신이 찾는 가장 근접한 검색결과를 제시해준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고리(링크)를 분석, 많이 연결된 페이지를 더 좋은 문서로 판단하는 페이지 랭크 기능은 아직 어떤 검색엔진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은 PDF, 포스트스크립트, MS Word문서들에 대한 검색도 가능하다. 웹 문서 검색 외에 구글 이미지 검색, Google 뉴스 한국, 구글 뉴스그룹, 구글 웹 디렉토리 등의 주요 검색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경영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구글은 2000년 넷스케이프의 오픈 디렉터리 프로젝트를 인수했고, 2002년에는 자동화된 구글 뉴스 서비스와 가격 비교 프루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4년 지메일서비스를 시작했고, 피카사와 데스크톱 검색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세계재계에 부단히 충격을 가하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이라는 이름을 칼 세이건이 언급했던 '10100'을 뜻하는 '구골'이란 단어에서 따왔다. 이처럼 독특한 이름을 가진 구글은 영업모델 또한 독특하다. 광고 배너가 없는 대신 검색어에 따라 상단과 오른쪽에 관련된 광고를 문자 형태로 보여주는 AdWords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보통 PC들로 구성된 컴퓨터 클러스터로 이들은 일을 나누어 처리하여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처리한다. 한 컴퓨터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그 컴퓨터는 꺼지고, 다른 컴퓨터가 일을 계속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구글은 크고 비싼 컴퓨터를 대신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랜 기간 사용자 컴퓨터 내에 살아 있는 쿠키에 대한 비난으로, 미국의 인권단체 '공공정보연구소‘(Public Information Research)에 의해 구글은’ 빅브라더 상‘(Big Brother Awards) 후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다른 검색엔진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문서와 사진자료 등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보물섬 같은 검색엔진이라며 이를 도리어 구글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전문경영인 슈미트와의 만남
페이지와 브린은 집요하고 공격적인 토론을 통해 의사수렴을 하고, 좋은 직원이나 경영자를 스카웃하기 위해 토론식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 경영석학인 피터 드러커는 대부분 상사들이 부하 직원의 건의에 대해 “대부분 회사정책에 어긋난다(That‘s against policy)”, “닥치고 시키는 일이나 하라(Shut up and do as you’re told)”는 식의 답변으로 회사의 분위기를 경직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자 역시 <손자병법 병세편>(兵勢篇)에서 "전쟁에 능한 자는, 승리를 전세에서 구하고, 사람의 능력을 탓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재를 잘 골라 전세에 적응케 한다. 전세에 잘 적응하는 자는, 휘하 장병을 싸우게 함이 마치 나무나 돌을 굴리는 것과 같다(故善戰者,求之于勢,不責于人,故能擇人而任勢.任勢者,其戰人也, 木石之性)"고 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같은 가르침에 누구보다 충실했다. 이들은 오랜 기간 직원들과의 공격적 토론을 거쳐 10개의 기업경영철학을 확립했다.
1.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자
2. 어디서든 한 방면에서 최고가 되자
3.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낫다
4. 웹 민주주의는 효과가 있다
5. 데스크탑에서만 검색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6. 부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7. 정보는 무한대다
8. 정보 요구에는 국경이 없다
9. 꼭 정장을 입어야만 진지하게 업무에 임하는 것은 아니다
10. 최고에 만족하지 말자
이같이 빼어난 경영철학을 확립했지만 이들은 그러나 어느날 기술개발자인 자신들의 경영적 한계를 인식했다. 세계 최대기업으로 급성장한 구글에게는 보다 전문경영인이 필요했다.
이들은 최고경영자(CEO)를 선발하기 위해 수백명의 기업가를 인터뷰했고 마침내 에릭 슈미트를 점찍었다. 노벨의 CEO를 지냈던 슈미트는 맨처음 구글의 스카웃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 일개 신생 기업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슈미트는 그러나 이들과 만난 공격적 토론을 벌인 결과, 이들의 폭넓은 시야와 예지력에 감탄했고 결국 구글의 CEO 제의를 수락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에서도 창업자들은 막강한 경영권한과 가족승계에 집착하면서 구태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CEO를 슈미트에게 양보하고 아무런 미련없이 자신들은 부사장으로 내려 앉았다.
그 대신 경영책임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와진 이들은 전 세계를 오가며 구글의 기술적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슈미트는 과거 노벨 CEO 등의 경력을 최대한 살려 구글의 미래 준비 및 현재 경영에서의 이익 극대화 등을 추구하는 등 이들은 구글의 ‘삼두마차’로서 구글 전성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18세기 중세 뉴스'도 검색 가능한 전인류의 지식창고 지향
두 사람이 정직성을 강조하는 것도 여타 기업인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구글의 사시는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다. 고객이 왕이라면서도 뒤로는 고객을 우롱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나 구글은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다.
한 예로 검색엔진에 광고를 띄우지 않는다. 다른 검색엔진들에 가면 광고창이 우르르 뜨면서 검색 속도를 느리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구글은 검색이라는 고객의 원래 목표에 가장 충실한 검색엔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의 도전은 끝이 없다. 구글은 지난 8월30일부터 저작권이 소멸된 고전을 책 형태로 제공하는 PDF파일 무료 내려받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 찰스 디킨스의 소설, 이솝우화, 아인슈타인의 저작 등 각종 고전을 옥스퍼드대 등 6개 대학 도서관과 함께 제공하고 있고, 10개 캠퍼스에 1백개 도서관을 가진 캘리포니아 주립대도 구글의 책 서비스에 합류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세계인의 지적자산 공유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9월7일에는 18세기 '중세뉴스 검색' 서비스 준비에 착수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1700년대 뉴스까지 거슬러 올라가 검색할 수 있는 새로운 ‘구글 뉴스 아카이브 검색(Google News Archive Search)’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것.
구글은 이를 위해 뉴스 검색 서비스인 <렉시스넥시스> <하이빔 리서치> <톰슨 게일>뿐 아니라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가디언>, <로이터통신>, 주간지 <타임> 등 세계적 유력 언론들과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과 <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 <로이터 그룹>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뉴스 검색 서비스 <팩티바> 등과도 손 잡고 새로운 뉴스 검색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구글 서비스를 통해 1981년 이후 뉴스 2백만 건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내년까지 1850년 창간 이래 모든 기사들에 대한 디지털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책의 내용을 파일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의 경우 저작권의 문제로 심각한 반대에 부딪치고 문제점이 컸지만 뉴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많은 제휴 언론사들이 그동안 서비스를 시작하라고 압력을 넣을 정도였다”며 “이번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로 예를 들어 <하이빔 리서치>의 3천3백개 간행물과 4천만개 문서를 인터넷이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구글의 서비스 개시를 높이 평가했다.
타임워너 계열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구글 검색을 통해 1923년 이후 기사 30만 건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이 기사들은 <타임>의 웹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계속 제공될 예정이다.
구글은 지금 인터넷시대를 열었던 프론티어들의 꿈인 '무료 세계 지식도서관'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인 거짓말 서비스, '전자 민주주의 시대' 개막
인터넷 프론티어들의 또다른 꿈은 '전자 민주주의' 실현이다. 구글이 최근 선언한 '정치인들의 거짓말 검색' 서비스도 이를 구현하기 노력의 일환이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난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 이내에 정치인들 발언의 신뢰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5년 이내에 ‘진실 예보자(truth predictor)'라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정치인들이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치인의 실제 발언과 과거 발언들을 비교해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구글)는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지는 않겠지만 유권자에게 정치인들의 발언의 진실성에 대한 개연성을 제공해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제 세계 정치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월가의 주가상승 견인차
구글은 최근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다우지수의 견인차이기도 하다.
구글은 지난 19일 3.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은 7억3천3백40만 달러(주당 2.36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증가하고 매출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늘어난 26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후 구글 주가는 상승을 거듭해 23일 현재 올 들어 15% 올랐다. 라이벌인 야후가 40% 급락하고 이베이와 아마존 역시 30% 이상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경이로운 상승세다. 이로써 구글의 주가는 기업공개 이후 무려 4백65%나 폭등했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구글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구글의 목표가를 5백50달러에서 6백달러로 높였고, 푸르덴셜(5백75달러), 골드만삭스(5백95달러), 메릴린치(5백30달러) 등도 일제히 구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구글의 주가 전망을 가장 낮게 잡았던 UBS도 4백50달러에서 5백달러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세계를 향하여, 그 첫번째 장애물 한국의 강점과 약점
구글의 눈은 지금 세계로 향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올린 매출 비중이 44%를 차지했다"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미래는 세계시장에 있다는 선전포고에 다름아니었다.
그러나 구글의 세계시장 진출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한 예로 구글은 중국정부를 비난하는 세계 및 중국 내 네티즌들의 글이나 각종 댓글을 제한하라는 중국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세계 네티즌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또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검색 이외 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예가 없으며, 검색엔진 또한 다른 IT강국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런 대표적 예가 세계에서 IT산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중 하나인 한국에서 구글이 네이버와 다음 등 한국 검색엔진들에게 크게 밀리고 있는 점이다. 구글의 한국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에서의 점유 순위는 40위권에 불과하다. 중국시장에서도 바이두(百度) 등 중국 검색엔진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시장점유율 4위에 그치고 있다.
세계에서 인터넷 보급률과 정보검색 시장이 가장 발달한 한국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구글의 세계시장 제패 야심은 실현 불가능하다. 한국에서의 실패는 사실상 예정된 것이었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감성과 문화, 상호 소통을 중시하며 인간적인 지식과 지성이 교류하는 인터넷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오직 가장 빠른 검색 스피드와 기계적인 최적의 접근성 및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는 정직성을 중시하고 있다. 정보검색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서구적 모더니즘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한국시장에서 절대 소비자들을 끌 수 없다.
<AP통신>은 지난 4월 “지구상에서 온라인 생활을 장악해온 구글이 수백만명이 블로그를 갖고 있는 등 인터넷이 가장 활발한 국가인 한국이 가장 자연스러운 구글 사용자가 될 것 같지만 구글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글이 검색결과를 제시할 때 인간 전문가들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존한 기계적인 검색을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하기도 했다. 검색엔진 <워치>의 편집장인 대니 설리번도 “인간 창의력에 바탕한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할 때 구글은 상대할만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한국의 검색엔진은 인간과 검색이 서로 공존하며 번성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구글은 한국에 1천만달러를 투입해 대규모 연구 및 개발(R&D)센터를 만들어 내년에는 네이버를 능가하는 검색엔진을 만들어내겠다는 "한국 타도" 선언을 해, 한국 포탈업체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구글은 그동안의 한국시장 분석을 통해 한국의 포탈들이 많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치명적 약점도 갖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기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예로 구글에서 자료검색시 클릭 숫자가 콘덴츠 제공사이트로 잡히는 반면 한국 포탈들은 자신들이 클릭을 독식하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콘덴츠 제공자들을 말살시키는 결과를 초래, 포탈의 물적토대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자살행위다. 또한 한국 포탈은 인류의 모든 지적자산 공유라는 인터넷 프론티어들의 초심에 인색하다. 비상업적 지적 자산을 DB화해 제공하고 컨텐츠의 질을 높이려는 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이제 한국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과연 구글이 한국에서 어떤 결실을 거둘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구글과의 전쟁에서 한국 포탈들은 적잖은 고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구글이 한국 포탈의 치명적 약점을 정확히 알고 매서운 공세를 펼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한국 포탈 또한 한단계 약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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