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대한민국 1%는 그들의 재테크는 …

[중앙일보 고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지만 막막하다. 그렇게 많다지만, 막상 사는 집을 빼고 자산이 10억원 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들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은행.증권사 등의 자산관리전문가(PB 혹은 FP)들에게서 부자들의 재테크 비법을 들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법은 없었다. 원칙을 지키는 투자였다. 국민은행 청담동지점 김형철 PB팀장은 "부자들이라고 해서 재테크와 관련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도 지켜야 할 원칙을 잘 지키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아는 것이 '돈'=부자들은 아는 것에만 투자한다. 모르는 상품엔 손대지 않는다. 제대로 이해를 하고 나서야 투자를 결정한다. 주가연계증권(ELS)도 그랬다. 처음에는 부자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 수익이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탓이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박승안 팀장은 "초기에 투자를 꺼리던 자산가들이 소액으로 한두 번 투자에 성공한 다음부터 ELS 등 신종 상품을 거리낌없이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잘 모르는 복잡한 상품은 성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본 다음에야 투자에 나선다는 얘기다.

부자들은 또 상품내용은 물론 상품별로 가입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아주 꼼꼼히, 정확하게 챙긴다. 판매직원의 권유에 덜컥 가입하는 일은 없다. 우리투자증권 도곡렉슬지점 허창규 차장은 "펀드 하나에 가입하더라도 펀드 간 수익률 편차가 적은 운용사인지, 운용 규모가 어떤지, 펀드매니저는 누구인지, 신탁보수는 몇 %인지, 가입시기가 적절한지 등을 점검한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PB들은 '리스크 관리'가 부자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드시 분산 투자를 하지, 절대로 '몰빵' 투자는 하지 않는다. 손실 최소화가 수익 극대화의 비결인 셈이다.

우리은행 박승안 팀장은 "일반인들은 수익률을 먼저 본 다음 리스크가 뭔지를 건성으로 체크한다"며 "그러나 부자들은 리스크가 뭔지를 먼저 체크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겠다 싶을 때만 수익률을 따진다"고 강조했다.

부자일수록 위험과 수익의 관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부자들은 고수익 상품이라고 무조건 좋아하지 않는단다.

◆생각은 신중히, 투자는 과감히=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것도 문제지만 미적거리다 기회를 놓치는 것도 문제다. 꼼꼼히, 철저하게 따져 돈이 된다 싶으면 과감히 '베팅'해야 한다.

삼성증권 박동규 마스터PB는 부자들의 투자습관을 '깊은 생각, 짧은 결단'으로 요약했다. 그는 "부자들은 깊이 있게 검토하기는 하지만 일단 검토가 끝난 뒤에는 더 이상 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건 주식 매입이건 그런 자세로 남들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마음은 여유롭게=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쫓겨서는 장기투자가 불가능하고, 단기투자자가 필패한다는 교훈은 시장에서 사라진 '개미'들이 입증했다.

CJ투자증권 대치지점 신현철 차장은 "일반인들은 항상 조급해 투자한 후 며칠 뒤 손실이 나면 안절부절하지 못한다"며 "하지만 부자들은 잔파도에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린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김형철 팀장은 "현업에서 은퇴하신 어떤 회장님댁에 갔더니 '삼사(三思), 삼인(三忍)'이란 가훈이 걸려 있었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충분히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이 부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고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neoran/[내 손안에 정보 조인스 모바일 2442+ NATE/magicⓝ/ez-i][ⓒ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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