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미인과 결혼하는 법
[사람&경영]게임이론..상대 행동을 치밀하게 예상해 자기 행동을 결정한다
한근태한스컨설팅 대표 :: 03/29 12:06 :: 조회34848

60년대 미국에서 유학 중인 커플에게 있었던 일이다. 경상도 출신 여자와 전라도 출신 남자가 유학 중 사귀게 되었고 둘은 결혼을 약속했다.

문제는 양쪽 집안에 이를 알려 허락을 받아내는 일이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선 경상도와 전라도라는 지역적 차이가 걸림돌이었고, 사는 것에서도 차이가 많이 났다.

여자 집은 돈도 있고 지체도 높아 그 동네에서 명문이란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남자 집은 부모가 무학이고 농사를 짓는 평범한 집이었다.

여자 집에서 반대를 할 것은 명약관화했다. 당시 전화는 거의 불가능했고 편지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이다. 우선 여자가 집에다 편지를 썼다.

여차저차해서 이런 남자와 사귀고 있는데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요지의 편지였다. 예상대로 여자 집안에서는 난리가 났다. 절대 허락할 수 없고, 계속 사귈 거면 모든 지원을 끊겠고, 절연까지도 생각하겠다는 단호한 내용이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여자는 쿨하게 대응했다. "부모님의 뜻 잘 알겠다. 말씀대로 그 남자는 정리하고 공부에만 전념하겠다." 여자 집안에서는 의외로 너무 쉽게 수긍을 하자 싱겁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여자는 또 한 장의 편지를 썼다. "같은 과에 있는 미스터 브라운이라는 흑인 남학생을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이지만 얼마나 친절하고 속이 깊은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결혼까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여자쪽 부모의 표정이 어땠을까. 여자 부모는 이렇게 편지를 썼다. "6개월 전에 만나던 미스터 김은 무얼하느냐? 결혼을 한 것은 아니겠지?…" 그들은 결국 결혼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또 하나는 미인과 결혼에 성공한 못 생긴 내 친구의 얘기이다. 인물도 그저 그렇고 말 솜씨도 별로인 친구가 어느 날 자기 여자 친구를 우리에게 소개했다. 눈이 휘둥그래질 만큼 눈에 번쩍 띄는 여자였다.

모두 부러움과 질투를 하면서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그 친구에게 질문을 했다. 도대체 어떤 전략을 폈기에 저런 미인을 구했느냐고… 그 친구 답이다.

"만나는 순간 저 여자다 싶었어. 하지만 내 주제를 보건데 그녀에게 사귀자는 얘기는 차마 할 수가 없더라고,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전화 통화만 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지. 그 정도 부탁이야 당연히 들어주었지. 그래서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전화를 걸어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했지. 그렇게 석 달 정도 시간이 흘렀어. 그리고 갑자기 소식을 끊었다 몇 주만에 그녀의 집 앞에서 전화를 했지. 집 앞에 있는데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이후에는 일사천리였어…"

나중에 그녀에게 직접 연애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전혀 호감을 가질 수 없었어요. 아시다시피 인물이 없잖아요. 그런데 전화만 하게 해 달라는 거예요. 그 정도 부탁쯤이야 하고 예스를 했지요. 그리고 매주 수요일마다 전화로 별볼일 없는 얘기를 나누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소식이 없는거예요. 처음에는 이상한 일도 다 있다라고 생각했는데 2주, 3주가 지나면서 불길한 생각도 들고, 별 생각이 다 드는 거예요. 그리고 반성도 되는 거예요. 내가 너무 쌀쌀 맞게 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전화가 왔고 만나자니까 나도 모르게 뛰어 나가게 되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
 
게임이론이란 게 있다. 상대의 행동을 예상해 이쪽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게임이론에는 3 가지 요소가 있다. 참가자가 누구인지, 참가자의 전략이 무엇인지, 게임 후 얻게 될 보상은 어떤 것 인지가 그것이다.

물론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이런 행동을 할 때 상대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를 예상하는 것이다. 위의 두 사례는 상대의 예상을 치밀하게 계산해 자신의 행동을 결정했고 그 결과 결혼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게임이론이 생각나 재미삼아 한번 적어보았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Posted by 퓨전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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